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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과地
깨밭을 매던 할머니는 자꾸 호미로 맨땅만을 계속 찍고 있었다.
저 건너에 새로 우뚝 선 5층짜리 건물에
웬 차들이 쉴새없이 들락날락 하니... 자꾸 시선이 그리로 갈수밖에... 승용차에는 이상하게도 꼭 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가 타고 있능기라.. "도대체 뉘 집인데 차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꼬..." "밤엔 잠도 안자고 들어가고 나가니.. 웬 조화일꼬..." "어째 또 차 마다 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 씩일꼬..."
들어가는 승용차는 갈기갈기 찢어 펄럭이는 커튼을 뚫고 자취를 감추었다.
@그 때였다!.
새파랗게 젊은 청년 하나가 깨밭 옆 길을 걷고 있었다. 할머니는 다짜고짜 젊은이를 불러 세웠다.
"저..젊은 양반 뭐 좀 물어 봅시다.." "예..할머니..." "다른 게 아이고...저 저기 좀 보소..
저 집은 뭘하는 집인디?...
무슨일로 자가용들이 밤낮없이 드나드는 것이오..?"
총각은 할머니의 물음에 난처해졌다. 뭐라고 설명할지 연신 머리를 긁적이고 있는데..
"묘한 것이 또 있네... 차에 탄 사람은 똑 같이 남자 하나, 여자 하나씩 타고 있던데..??"
"젊은이는 알 것도 같은데.. 젊은이도 통 모르것오?"
이 때다 젊은이는 허벅지를 탁 쳤다. 기가막힌 대답이 생각났던 것이다...
"할머니..저 집이 뭐하는 집인지는 저도 모르고요... 하여간 들어가는 사람은 [ 조선놈 들이구요..]
나오는 사람은요 [ 일본놈들이어요...] 하하하하...아셨죠?"
젊은이는 깔깔깔 웃으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아예 깨밭에 덜썩 주저 앉아버렸다.
들어간 놈들은 조선놈들이고 나오는 놈들은 일본놈들이라...." 뭔소린지..
해는 이미 서산에 지고 궁금증에서 해탈하지 못한 할머니는 자꾸자꾸 그 집을 뒤돌아 보면서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