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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과地
三伏은 일년 중에서 더위가 가장 심한{혹서(酷暑)} 시기이기도 하기에 삼복더위라는 말이 생겨났는데, 삼복(三伏)은 음력(陰曆)의 개념이 아닌 양력(陽曆)의 개념을 적용한 것으로 초복(初伏)은 하지(夏至)로부터 세 번째 돌아오는 경일(庚日)이고, 네 번째 경일(庚日)은 중복(中伏)이며, 입추(立秋)로부터 첫 번째 경일(庚日)이 말복(末伏)입니다. 삼복(三伏)의 풍속은 더운 여름철을 극복하는 방편으로 주식(酒食)을 마련해서 계곡이나 산을 찾아 더위를 잊고 하루를 즐기는 여유를 지녔던 것입니다. 올 양력(陽曆) 1999년의 삼복(三伏)은 초복이 7월 17일이고, 중복은 7월 27일, 말복은 8월 16일{월복(越伏)}입니다. 특히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에 원기(元氣)를 회복하는 음식을 마련해서 더위를 이겨낸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입니다. [ 越(월) 넘다,뛰어나다 ]
삼복(三伏)은 중국 진(秦)나라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오행설(五行說)에 기초해서 설정이 됩니다. 천간(天干:10간)에 오행(五行)을 배당하는 데, 아래와 같습니다.
천간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申)
임(壬)
계(癸)
속성
강
약
강
약
강
약
강
약
강
약
오행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계절
봄{春}
여름{夏}
각 계절끝18일씩
가을{秋}
겨울{冬}
위의 도표에서 보이듯이 여름철은 '火'의 기운이고 가을철은 '金'의 기운입니다. 풀어서 설명하면 가을의 '金'기운이 대지로 나오려다가 아직 '火'기운이 강렬하기 때문에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한다{굴복(屈伏)}'는 의미를 지닌 것입니다. 바로 "엎드릴 복{伏}"자를 쓰는 이유입니다. 열흘 간격으로 삼복이 오는데, 혹서(酷暑)의 계절을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혹 중복과 말복의 사이가 20일이 되는 경우를 월복(越伏)이라 합니다.
삼계탕(蔘鷄湯) : 원기(元氣) 회복의 차원에서 더위를 물리치는 음식으로 복날 대부분의 가정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 삼계탕(蔘鷄湯)입니다. 보통 햇병아리를 잡아 인삼(人蔘)과 대추, 찹쌀을 넣고 삶아 먹는데, 더위를 이겨낸다고 합니다.
개장[구장(狗醬), 구탕(狗湯), 보신탕(補身湯)] : '복(伏)'자가 '사람 인'변[人]에 개 견[犬]자를 쓴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복날 개를 삶아 먹는 것은 더위를 잊는 것뿐만 아니라 보신(補身)과 액(厄)을 물리치는 일까지 결부되어 보신탕(補身湯)으로도 불립니다. 보통 개를 잡아 삶을 때 파를 넣어 냄새를 없애고 보리밥과 함께 먹습니다. 현대에 와서 서양(西洋)의 문화에 종속되는 경향으로 인해 전통(傳統) 음식(飮食)의 하나인 보신탕(補身湯)이 혐오(嫌惡) 음식(飮食)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은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전통문화(傳統文化)의 삶에는 가축 가운데 소와 함께 개가 동일한 인식에서 기르고 먹었던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비둘기나 말까지 잡아먹는 그들의 입김에 우리의 음식(飮食) 문화(文化)까지 좌지우지(左之右之)되는 일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 醬(장)장, 간장,된장 ]
팥죽 : 무더운 복중에 악귀(惡鬼)를 쫓는 의미에서 붉은 빛의 음식인 팥죽을 먹는 풍속도 있습니다. 보통 찹쌀가루로 만든 새알심[경단(瓊團)]을 함께 넣어 먹습니다. [ 瓊(경)고운 옥. 團(단)둥글다,모이다. ]
궁궐(宮闕)에서는 종묘(宗廟)에 피, 기장, 조, 벼 등을 올려 제사(祭祀)를 지내고 각 관청(官廳)에 여름의 특별 하사품(下賜品)으로 얼음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국수를 어저귀국에 말아 먹거나 미역국에 익혀 먹기도 하고, 호박전을 붙여 먹거나 호박과 돼지고기에다 흰떡을 썰어 넣어 볶아 먹기도 하는데, 모두 여름철의 시절음식(時節飮食)으로 먹는 소박한 음식들입니다. 이와 함께 참외와 수박 등은 더위를 씻는 좋은 과일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