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내가 아는 마라토너의 첫번째 주인공은 전투감각 김정영이다. 두번째가 김병호 고문님. 세번째가 이 분인데... 오늘은 이 분을 먼저 적고 싶다. 웬지 많은 것을 마음에 담고 있는 분이 아닐까 싶다.
내가 아는 마라토너 -1- 백성옥.
한달 전 우리 헬스 클럽에 점잖은 중년의 신사가 들어선다. - 오뚜기에 있는 백성옥입니다. 안경에 크지않은 몸. 머리엔 하얀 뿌리털이 몇가닥 보이고 걸음걸이는 단정치가 않다.
올 초에 마라톤에 입문을 해서 많은것을 얻은 마라톤에서 내가 행 할 수 있는게 무얼까 ? 생각하고는 서브 3 에게 무상으로 웨이트 훈련을 해 줄 수 있는 운동 공간을 제공하자 ! 이렇게 결정하고는 몇 사이트에 공지글을 올렸다. 몇분들 중 헬스클럽을 찾은 한 분이 백성옥님이다. 오뚜기에 소속되어 있고 경력은 많지 않 을듯...
첫 인상에서 강함 보다는 너무도 부드러움을 느껴 재차 묻게 된다...는 짓이 돌려서^^ - 오뚜기에는 서브 3 가 많다던데...성함이 ? (확인 해 볼려고...^^)
그리고는 인터넷을 뒤져 본다.
하프 1시간 20분대. 2003년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 50분대로 입성을 하셨네.
아마도 인상이나 체형으로 보아 전혀 서브 3 의 느낌이 전달 되지 않았음 이리라. 그리고는 운동하는 모습을 지켜 본다. 생각보다는 체력이 좋아 보이진 않는다.
스핀 사이클과 싯업 슈퍼셋트를 실시하는데 2 세트에서 땀을 쏟아 부우며 힘듬을 호소를 한다. 그래도 5 세트 까지 밀어 부친다. 그리고는 웨이트 기구에서 몇가지를 실시를 해 본다.
그리고는 한달 동안 그를 보지 못했다.
나는 오뚜기 사이트를 자주 들어가 본다. 부산사람으로 이루어진 팀이고 팀분위기가 친근하게 느껴져서.... 하루에 5 번 정도 ?
오뚜기는 다르다는 것을 종종 느끼게 된다.
오뚜기 회장의 이력과 팀 분위기,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몇몇 달림이의 훈지와 게시판을 통해 부산 최고의 마라톤 클럽에 강한 동지애를 느껴 보곤 한다.
그렇게 한달을 보냈다. 백성옥이란 이름을 헬스클럽에서 한번 마주 친 후 잊게 되는 순서로...
한달이 지나자 닉네임 동해바다(백성옥)가 다시 그들의 게시판에 출몰을 한다.
이분의 직업이 시추선을 타는 분이신가 보다. 한달은 육지를 전혀 ?P아 보지를 못한단다.(나도 군에서 4 년 6 개월을 배를 탔지^^)
이 동해바다가 오뚜기의 게시판에 귀향 보고의 글을 올리며 나는 다시 백성옥이란 이름을 기억하게 된다. 아마도 헬스클럽에 다시 찾아 오겠구나...
그런데 이분의 첫인상을 부드러움이라고 느껴온 나에게 백성옥씨는 생긴 것과는 전혀 다르게 오뚜기 게시판을 통해 충격을 가해 온다.
난 해군에서 배를 타며 육지의 귀중함을 넘 보다는 쪼금은 알게 되었다. 땅을 ?P지 못하면 사람의 氣는 조금씩 조금씩 부족 해 진다.
한달 정도면 처음 육지에 발을 딛게 되면 착지의 느낌이 달라진다....울렁. 그리고 두번 다시는 육지에서 발을 떼게 되는 직업을 갖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게 된다.
이 백성옥이란 사람, 아주 대단한 사람이다.
무척 가정적으로 생겼지만 아마도 가정적이지는 못 할 것 같다. 왜냐고 ?? 육지에 발을 디딘 다음날 곧장 60 km의 대장정을 한다. 며칠간을 지켜 보니 보통 하루에 40 에서 60 km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며칠후 헬스클럽을 찾아 왔다.
나에게 프로그램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지도 않는다. 이럴때 나는 기분이 상한다.(대체로 제대로 운동을 하지 않게 되니 마음이 아프고...) 아마도 자신의 운동 스케쥴을 맞추어 달리기와 웨이트 훈련을 계산해 뒀나 보다...
이번엔 그가 하는 운동을 유심히 지켜 본다. 스핀 사이클 - 스쿼트 - 윗몸 일으키기. 이 순서로 슈퍼셋트를 실시하고 있다.
그의 운동 자세로 보아 운동 느낌을 정확히 감지하고 있다. 클럽내에 아는 회원이 없으니 운동을 집중 하기에 아주 좋다는 인상을 받는다. 자기가 필요로 하는 웨이트 훈련을 마친후 바로 샤워를 하러 들어 간다.
나는 집이 해운대이다. 동백섬 바로 옆이라 많은 달림이들을 보게 된다. 나는 매일 아침에 동백섬을 찾는다, 거의 하루도 빼 먹지 않고... 딸 아이가 초등학교 2 학년인데 딸아이의 손을 잡고 동백섬을 도는게, 한달에 100 만원 이상의 사교육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며...( 100 만원짜리 적금을 넣고 있다고 믿는다 )
하지만, 딸 아이는 매일 아침이 죽을 맛인것 같다. 발 버둥치는 딸 아이를 화장실에 집어 넣으니 울고 불고...어쩔 수 없이 따라 나서지만, 어린녀석이 반 강제로 , 아니 완전 강제로 운동을 하는게 좋을리가 있나. 그래도 이렇게 운동을 하니 또래 보다 키가 크고 몸매도 받쳐 주고 있으니 나중에 어른이 되면 아빠에게 고마움을 가지리라고 누구던 인정을 하고 있다.
딸아이와 동백섬을 도는데 이른 새벽에 동백섬에서 마주친다, 백성옥씨를... 이분, 집이 연산동이다. 그곳에서 달려서 동백섬을 찾는다.
아침 혹은 점심시간에도...
그렇게 동백섬에서 부산 최고의 운동 환경을 20 여 바퀴로 몸에 익히고는 동해안... 기장으로 몸을 던진다.
어제는 한낮 이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2 시경... 까르푸 앞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딸아이의 운동화가 발에 적어 리복과 나이키 매장이있어서 찾게 되었는데 등에 봇짐을 지고는 모자도, 고글도 착용하지 않고 싱글벙글 웃으며 인사를 나누게 된다. 와이프에게 저 분이.... 설명을 하니 놀란다.
아마도 나와 같은 느낌이었으리라.
벌써 백성옥씨와는 5 번을 이렇게 길에서 마주치고 있다. 달리기에 반쯤 미쳤다고 생각하는 나이지만 좀 미안타. 나는 그 분 앞에서 단 한차례도 달리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고 그 분은 언제나처럼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땀을 쏟아 내며 나에게 자신의 존재를 보여줬으니...
까르푸에서 신발을 사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 낮 잠을 한숨 잤다. 그리고는 6 시가 넘어서 따라나서는 딸 아이 손을 잡고 부녀간에 범일동으로 차를 몰았다.
차가 아주 더럽다. 나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왕복 20 km. 달리기로 출퇴근을 하고 싶지만 무릎 부상중이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비가 오면 자전거 대신에 차로 출근을 하는데 일년에 고작 3,000 km 정도 타는것 같다. 수영로터리 근처에서 백성옥씨가 보이는것이 아닌가. 나도 모르게 눈이 그쪽으로 빨려 든다. 그리고는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게 된다.
외롭게, 아주 외롭게 바다를 끼고 달리고 있다.
백성옥 - 힘 -
외치고 싶지만, 마음뿐... 거리가 멀어 불러도 들리지 않을 거리이다. 옆자리에서 딸 아이는 아까 낮에 본 그 아저씨 맞냐고... 흥겨워 한다. 이럴때 자녀 교육에 아주 좋은 분위기가 형성이 된다.
- 세상을 저렇게 살아야 한단다...어쩌고 저쩌고...
마음에서 뜨거운게 복 받쳐 오른다. 기쁘고 슬픈 일이 있는것도 아닌데 눈 시울이 뜨거워진다. 아마도 오늘은 5 시간 정도를 달렸을테지, 한달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경쟁자와 운동 목표가 있을테지.. )
자신의 한계를 아주 빠른 시간내에 달구어 내고 있다.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40 대 후반쪽에 가까울텐데 그의 정신적인 상황은 20 대 엘리트 선수보다도 더 강하리라 짐작이 된다.
쇠는 더 가열시키고 더 두드릴수록 강해진다.
넘들보다도 열악한 ( ? ) 근무 환경 속에서도 이를 극복해 내기 위해 넘보다 열곱절, 백곱절 거품을 토해 내고 있다. 어쩔수 없이 몰래 지켜보는 그의 운동 모습중에서 그가 단한번도 걷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마라톤은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한걸음 한걸음 무겁게 디뎌 나가며, 자신의 목적지에 도착 해 내고야 마는 진정한 마라토너의 모습을 나에게 살짝 현장 지도 해 주고 있는 그가 너무도 고맙고 감격에 겨워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겠지.
지난 몇주간 나는 너무도 힘이 들었다 나만 힘이 들었을까...
모든 런너는 고독과 고통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더 엄격하게 투쟁 해 나가고 있겠지. 달리면서 알아채지 못한 마라톤의 유산을 나는 채동준씨와 백성옥씨의 훈련모습을 통해 훔치게 되었다.
백성옥씨의 달리는 모습은 서브 3 주자의 자세와는 비교적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정신적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묻고 싶다. 달리면 달릴수록 더 강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 해 가며, 오늘도 저 뙤약볕 아래에서 인정해 주지는 않지만 자신의 또 다른 한계를 알려고 땀을 쏟아 붇고 있는 진정한 오뚜기의 모습을 보여 준 그에게 정말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나는 무릎이 아파도 뛰어 벌써 4 개월이 넘도록 부상병으로 신고중이다. 하지만, 이제는 쉬려고 자제, 또 자제하고 있다.
부산오뚜기의 모든 분들이 동해바다(성옥형님)님을 진심으로 존경한답니다. 달리기의 대한 누구 못지 않은 열정도 존경을 받고 있지만, 진실하고 경건한 삶으로 저희들에게 더 큰 감동을 전해 주신답니다.
그리고 동해바다 형님께서는 지름이 30 m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시추선의 헬기장에서도 1시간 이상 조깅과 스트라이즈를 반복하시면서 꾸준히 훈련을 한답니다.
이번 가을엔 마라톤 2 시간 40 분대를 목표로 어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짜임새 있는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계시답니다. 또한, 많은 훈련을 통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훈련 패턴을 잡아내는 탁월한 감각도 가지고 계시답니다. 같은 러너로서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분 이랍니다.
부산오뚜기 자유게시판에 동해바다님께서 등장을 하시면 폭풍이 몰아치는 느낌이랍니다. 다들 열심히 하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정두식님께서 아주 정확히 보신 것 같습니다. 다음 글이 기대됩니다. 히~~~~~임! [2003-08-02]